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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해양유물전시관]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고려시대 한선(韓船)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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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작성일 2005-10-05 조회1,94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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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재청 국립해양유물전시관(館長 金聖範)과 신안군(郡守 高吉鎬)은 2005년 8월 5일부터 9월 14일까지 전남 신안군 안좌면 금산리 해역에서 고려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고선박(古船舶)을 발굴하였다.
     이번 발굴조사결과, 잔존 선체는 우현외판 7단·좌현외판 2단·저판 3열·선미판재·대형멍에(횡강력 부재) 등의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크기는 길이 14.5m, 너비 6.1m, 깊이 0.9m로 지금까지 발굴된 우리나라 고선박 중에서 최대규모였다. 또한 선체내부에서는 청자상감국화문잔을 비롯하여 가공된 목재편·원통목·밧줄·돌판·숫돌·옹기편 등을 수습하였다.
     선체구조는 이전에 조사된 완도선(11~12세기)·군산 십이동파도선(11세기)·목포 달리도선(14세기)과 유사한 형태지만, 몇 가지 구조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첫째, 지금까지 조사된 한선에서 돛대자리는 중앙저판을 편평하게 가공한 표면에 돛을 세운 구멍이 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안좌도 한선은 돛대를 더 견고하게 고정해주기 위해 돛대자리 부분을 길이 117cm, 높이 7cm, 폭 38cm 정도 높고 두껍게 만들었다(사진 3). 또한 돛대자리가 설치된 구간에는 좌・우2단 외판에 직사각형(약 32cm)의 대형멍에를 설치하여 돛대를 고정시킨 특징이 있다(사진 4).
     둘째, 이물비우(선박 선수부분)는 저판 3열의 30cm 지점에 경사진 모양으로 너비 15cm, 깊이 10cm 정도를 파고, 측면외판에 사선형태로 연결한 것으로 보인다(사진 5). 또한 좌·우현 1단 외판을 선수에서 130cm까지 윗단을 밑단보다 더 넓게 역삼각형 형태로 가공한 독특한 구조를 가진다(사진 6). 이는 전통한선에서 처음 보이는 형식으로 선수부분의 보강을 위한 것으로 추정되며, 구조적인 조사가 필요하지만 호롱받침대(닻줄물레 받침대)를 고정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 선미의 고물비우는 외판 내면에 고정용 ‘凹’자형 홈을 만들어 고물판재를 끼웠고, 외판에서 연결되는 장삭(長槊, 긴 나무못)을 비우판재 상단에 결구하고 있으며, 외판 외면(外面)으로 나온 장삭부분은 다시 구멍을 뚫어 작은 산지(장삭을 고정시키는 나무못)로 고정하고 있다(사진 7).
     넷째, 이전 선박에서 대형 저판재의 연결은 판재를 ‘凹凸’형태로 완전히 따내어 연결시킨 방법인데 반하여, 안좌도 한선의 경우는 반홈턱솔이음(윗부분만 ‘凹凸’형태로 이음, 삽도 2)의 연결구조를 보인다. 또한 저판재의 연결은 여러 개의 장삭을 이용하여 견고하게 결구하고 있다. 이같은 특징은 대형목선을 견고하게 연결하기 위한 고대 조선기술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과정에서 시대편년을 밝힐 수 있는 결정적인 자료로 청자상감국화문잔과 청자소접시가 수습했다.(사진 8). 선체의 구조가 이전에 발굴된 목포 달리도선(14세기)과 유사한 점이 많고 청자가 상감청자 쇠퇴기의 특징을 지니고 있는 점 등으로 보아, 시대는 대략 13세기 말에서 14세기에 해당하는 고려시대 선박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정확한 시대편년은 선체내부의 밧줄과 원통목 등에 대한 방사선탄소연대측정(C14)과 연륜연대측정을 통하여 밝힐 예정이다. 발굴은 선체와 주변유물의 인양을 통하여 전통한선의 구조와 발달사를 규명하는데 초점을 두고 실시하였다.
     발견당시 선체는 선수를 북동방향, 선미를 남서방향으로 하여 우측방향으로 30° 정도 기울어져 갯벌에 매몰되어 있었다.
     문화재청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전통한선의 발달과정을 밝히고, 발굴 도자기와 동반 유물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우리나라 선박의 시대편년과 해양문화유산의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며, 국내외 수중고고학 분야에서도 의미가 큰 학술 자료로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