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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관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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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광주박물관]태양의 빛과 신을 부르는 소리, 대곡리 청동국보

    페이지 정보

    작성일작성일 2007-11-26 조회1,496회

    본문

    우리관은 국보 제143호 화순 대곡리 출토 청동유물에 대한 특집전시(2007.11.26-2008.3.2)를 개최한다. 출토된 청동유물은 총 11점이며, 한국식동검문화를 대표하는 유물들로서 거울, 방울, 동검이다. 한국식동검문화는 기원전 4~3세기로부터 기원전후한 시기까지의 문화로, 우리나라 특유의 청동기문화로 알려져 있다. 한국식동검문화가 한창 발달하던 시기에 화순 대곡리에도 절정에 이른 청동기문화가 존재했음이 1971년에 알려졌다.
    청동유물이 묻혀 있던 곳은 대곡리 비봉산에서 북쪽으로 뻗어나온 구릉의 끝 정상부로서 땅을 깊이 파고 목관을 안치한 후 돌을 쌓아 만든 무덤[적석목관묘]이었다. 무덤의 장축은 능선방향과 직교하도록 조성하였다.
    대곡리 청동국보는 출토 당시 엿장수에게 팔려졌지만 다행히 관계기관에 신고되어 1972년 3월에 국보로 지정되었다. 대곡리 청동기는 출토지가 분명한 국보유물이라는 데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다시 말하면 확실한 족보가 있다는 것이다.
    청동유물은 동검 3점, 팔주령 2점, 쌍두령 2점, 새기개 1점, 도끼 1점, 잔무늬 거울 2점으로 모두 11점이다. 칼과 같은 무기류, 새기개나 도끼와 같은 생활연모, 방울소리를 내는 팔주령과 쌍두령, 그리고 청동거울 등은 청동기시대 제사에 사용된 도구들이다. 청동거울에는 동심원, 삼각집선문이 시문되어 있다. 2점의 팔주령은 매우 흡사한 형태와 문양을 가졌지만 중앙부 무늬가 달라 서로 다른 거푸집으로 제작했음을 알 수 있다. 팔주령의 중앙부에는 태양을 상징하는 햇살무늬가 새겨져 있다.
    이러한 청동유물은 의례용 청동기로서 당시 제사장의 존재를 말해준다. 제사장은 샤먼(shaman)과 같은 것이다. 샤먼은 본래 시베리아에 사는 퉁구스족의 종교적 지도자를 이르는 용어로서“아는 사람”이라는 뜻이며, 우리에게는 하늘(-)과 땅(-)을 서로 연결해주는(l) 사람(人)이라는 뜻의 무당[巫]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신과 영적으로 교감하는 능력을 가졌으며, 공동체 성원의 풍요와 안녕, 질서유지와 같은 막중한 권한을 가진 특별한 존재였다.
    서기 3세기에 편찬된『삼국지』위지 동이전 한조(『三國志』 魏志 東夷傳 韓條)에는“당시 큰 마을에는 수장인 신지(臣智)가 있었고, 천신(天神)에게 제사지내는 천군(天君)을 두었다. 여러 나라의 별읍(別邑)에는 소도(蘇塗)가 있는데 큰 나무를 세우고 방울과 북을 메달아 귀신을 섬겼으며, 이 곳으로 도망온 사람은 누구든 돌려보내지 않았다”는 내용이 있다. 이로 보아 신을 섬기고 제사를 지내던 곳이 신성불가침 구역이었던 점과 제정이 분리되어 수장과 제사장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신을 부르기 위한 방울소리가 울려 퍼지고, 태양을 상징하는 마술적 도구인 거울은 부활을 의미하는 햇빛을 받아 번쩍거림으로서 하늘의 뜻과 연결되었음을 보여주어 사람들을 신비로움과 외경의 세계로 인도했다. 제사를 주관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제사장의 무덤에 황금빛 청동으로 만든 거울, 방울, 칼 등이 넣어진 것은 내세에까지 제사장의 위엄과 권위가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라는 당시 사람들의 염원이었다.
    국립광주박물관은 이번 특집전시와 함께 당시 청동기문화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를 위하여 대곡리 청동유물이 발견된 주변지역에 대해 학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